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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포인트》: 거의 멸망한 인류의 항전, 전술에 대응해 변이하는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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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컴 원작자 줄리언 갈롭이 새롭게 만드는 엑스컴 스타일 게임 《피닉스 포인트》의 새로운 (컨셉?) 스크린샷들과 자세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외계 바이러스로 거의 멸망한 인류의 최후 항전이라는 배경 설정, 막대한 수로 밀어붙이는 데다 플레이어의 전술에 대응해 진화하는 외계인, 《엑스컴: 아포칼립스》가 연상되는 인간 세력 간 교류 및 대립 관계 등 보다 개방되고 역동적인 전략 게임플레이를 이야기합니다.

게임와처RPS에 올라온 갈롭 인터뷰에서 내용을 추려 정리해봤습니다.

20년이 지난 다시 엑스컴 컨셉으로 게임을 만드는 이유

  • 많은 사람들이 바랐기 때문. 오리지널 엑스컴에 아직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고, 제노너츠를 비롯한 여러 인디 게임들도 나오고, 파이락시스 리부트 이후로 유사 게임들이 나오는 등 이 하위장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갈롭은 엑스컴 스타일 게임을 만들려고 여러 번 시도했지만 시장 상황 등으로 좌절해온 역사를 이야기하기도 했었죠. 이제 갈롭 자신이 다시 인디 개발자가 되었고 오리지널 엑스컴처럼 야심찬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겁니다.)

개발

  • 피닉스 포인트는 1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카오스 리본》 개발 작업과 병행하면서 전체 컨셉과 전반적인 디자인을 짰다. 컨셉과 아트윅 작업을 많이 했고, 멀티플레이어 프로토타입도 만들었고, 게임의 모습을 구상하는 가짜 게임플레이 영상도 만들었다.
  • 현재 여러 퍼블리셔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 킥스타터나 얼리 액세스 여부는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퍼블리셔들과 이야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렸다.

배경이야기

  • 외계인은 수천 년 동안 지구에서 잠자고 있던 한 바이러스로부터 비롯된다. 영구동토에서 해방된 바이러스는 빠르게 대양과 바다에 퍼졌다. 그 안에는 외계인으로부터 비롯된 DNA 서열이 존재해 감염된 생물을 빠르게 변이하고 복제시킬 수 있다. 자연히 바다 생물들이 먼저 감염되면서 어부들이 바다에서 이상한 것들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 그러다 인간과 다른 동물이 결합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지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이체들이 다시 감염을 확산시키고 육지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바다에 있는 미생물들이 만든 커다란 검은 안개가 대기를 타고 땅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거의 대부분 문명이 멸망했다. 소수의 인간 정착지만이 남아있다.
  • 플레이어는 과학자, 공학자, 군인이 모여 이 외계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인간 생존자 그룹을 플레이한다. 외계인들은 엄청난 수가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비대칭적인 전쟁이다. 하지만 외계인들은 빠르게 진화하면서도 인간 플레이어 정도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외계인들은 대체로 저지대와 바다에 한정된 반면 인간들은 아직 제공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이 시작한다.

‘피닉스 포인트’는 무슨 뜻?

  • 플레이어 그룹이 처음으로 세운 기지의 이름이다. 산꼭대기에 세워져 있다. 인류가 잿더미를 딛고 일어나는 지점이라는 의미에서 피닉스 포인트라는 이름이 붙었다. 거의 극복할 수 없는 위협에 맞선 인류의 희망을 나타낸다.

외계인 

  • 정말로 큰 괴물들이 있다. 상대하기 정말 까다로워서 약점을 활용하고 강점에 대처할 방법을 궁리해야 한다. 괴물을 공격할 때는 사격할 부위를 선택한다. 각 괴물의 부위별 기능에 따라 사격했을 때 다른 효과가 나타난다.
  • 크랩 퀸이라는 괴물이 있는데 작은 외계인들로 이루어진 검은 안개를 뿜어내 엄폐물로 사용한다. 크랩 퀸이 검은 안개를 엄폐물로 사용하면 제대로 맞추기 어렵다. 우리가 플레이한 데모에서는 저격수가 탑을 타고 올라갔다. 그 위에서 등껍질이나 집게발, 검은 안개가 나오는 복부를 쏠 수 있는데, 복부를 쏴서 안개가 더이상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서 다른 분대원들이 약점인 머리를 노려 쏴 죽였다. 이건 단순한 예시고 그보다 복잡한 상황들이 있을 수 있다.
  • 외계인은 플레이어의 전술에 대응해서 진화한다. 처음에 저격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면, 다음에는 키틴질 방어막이나 갑각을 가진 외계인들, 총을 든 인간 변이체로 대응해올 수 있다. 모든 전술이 실패한다면 규모로 밀어붙일 수도 있다.
  • 외계인은 여러가지 신체 파츠의 조합과 다른 크기와 형태로 자동 생성된다. 초반에는 게, 오징어, 문어, 상어 등 해양 생물들을 바탕으로 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점점 육지 생물들이 등장한다. 거대 펭귄, 긴 다리를 가진 코끼리, 커다란 박쥐와 벌레, 날개를 가진 거대한 카멜레온 같은 게 있을 수 있다.
  • 규모가 큰 건 단순히 뮤톤 수준이 아니라 작은 건물을 던질 수도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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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들

  • 그룹이 계속 생존하기 위해서는 식량과 자원이 필요하다.
  • 지형적인 이유로 검은 안개가 닿지 못하는 곳들에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어 살아왔다. 하지만 검은 안개 때문에 고립되어 서로 다른 이념, 외계인에 대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발전해왔다.
  • 가령 친환경적이고 과학적인 세력 ‘생추어리’는 외계인과 공존할 수단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서로 생활권을 격리하는 시스템과 조기 경보 시스템, 안개를 물리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 ‘인간 연맹’이라는 이름의 세력은 군사적 대응이 답이라고 믿고 힘으로 제압하려고 한다.
  • 그리고 ‘아베르나 도미내’라는 기이한 종교 집단이 있다. 이들은 제물을 바쳐 외계인과 영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집단은 외계인 DNA와 결합하면서도 인간의 의식을 유지할 방법을 찾았다.
  • 이 셋 외에도 여러 종류의 세력이 존재할 것이다.

인간들 사이의 교류, 대립

  • 세력마다 다른 생각, 다른 목적을 지니고 있고 플레이어 집단은 다른 세력을 도와줄 수 있다. 보통 게임 초반의 미션들은 공격을 받는 다른 세력을 도와주는 미션들이 된다.
  • 반면 세력들과 대립하고 실제로 싸우게 될 수도 있다. 가령 자기들 영역에 건물을 세웠다고 반발하기도 한다.
  • 외교가 존재하고 동맹을 구성할 수 있다. 한 세력과 동맹하면 다른 세력들과 사이가 나빠질 수도 있다. 또 플레이어가 개입하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세력들끼리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 이런 세력 관계는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물론 외계인이 인류에 대한 끊임없는 위협이지만 인류가 서로 반목하고 연합하지 않는 것도 외계인을 상대하는 데 있어 큰 문제가 된다.
  • 이런 상황에서도 서로 대립하는 건 서로 다른 이념을 형성해온 데다 자원이 귀하기 때문.  플레이어도 자기 그룹에 식량이 부족하다면 다른 그룹을 습격해야 할 수도 있다.
  • 이런 세력 관계는 오리지널 엑스컴의 국가들과의 관계보다 더 복잡하다. 오리지널 엑스컴에서는 기본적으로 국가들이 플레이어에게 자금을 주고 자기들 지역에 있는 외계인을 처리하지 못하면 자금을 삭감하는 식이었다. 《피닉스 포인트》에서도 비슷한 시스템이 있지만 세력들과의 관계는 훨씬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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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기지 확장

  • 여러 개의 기지를 지어 확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기지를 지으려면 세 가지 중 하나가 필요하다. 하나는 어떤 거주지를 소유한 세력에게 그곳을 기지로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 것인데, 해당 세력과 끈끈한 동맹을 맺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다른 방법으로 그 거주지를 군사적으로 점령해서 기지를 세울 수 있다.  나머지 하나는 기지를 세우기에 적합한 버려진 군기지를 찾는 것이다.
  • 아무 곳에나 기지를 세울 수는 없지만 확장에는 유연성이 있고 영토 지배 요소가 있다. 플레이어는 기지를 세운 곳 근처 거주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지고 거래도 한다. 기지는 이런 영향력을 늘리고 고립된 인간 거주지들과 연락을 취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된다. 연료를 채우는 거점으로 활용해 세계적인 항공망을 세울 수 있다.
  • 외계인들도 자기들만의 건물을 짓게 되고 플레이어는 그 정체를 밝혀야 한다. 많은 경우 파괴해야 한다.

기술 연구, 개발

  • 다양한 기술을 여러가지 방향으로 개발할 수 있다. 자동화 전투를 할 수 있는 로보틱스, 사이버네틱스, 외계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생물적 개선 등 여러 연구 분야가 있다. 또 폭발물, 독극물, 가스, 음파 무기 등 다양한 무기 종류도 존재한다.
  • 외계인 역시 플레이어의 전술에 대응해서 변이한다. 가령 인간 연맹으로부터 화염방사기 기술을 얻었다고 하자. 외계인은 불에 약하기 때문에 인간 연맹이 인화성 발사체를 생성할 수 있는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것 때문에 플레이어가 계속 외계인에게 이기기 시작하면 외계인은 거기에 대응해서 진화하기 시작한다. 외계인이 낸 해법은 불에 저항이 있는 피부일 수도 있고, 발사체를 피해 공중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기존 전술이 무효화되면 플레이어는 다시 그에 대응해 뭔가 새로운 전술을 생각해야만 한다.
  • 기본적으로 서로의 연구 진행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임을 다르게 플레이하면 다른 종류의 외계인을 만나게 되고, 거기에 대응해 다른 종류의 장비와 기술을 개발해야 하게 된다.
  • 다른 생존자 그룹과 동맹을 맺거나 습격을 통해 각 세력에서 개발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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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 성장

  • 병사들의 외모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 성장은 파이락시스의 리부트보다 더 유연하다. 스킬 클래스를 하나 선택해 훈련을 할 수 있지만 멀티클래스도 있을 수 있다. 아직 다 정하지는 못했지만 《엑스컴 2》와 비슷하거나 큰 규모가 될 것이다.

결말

  • 여러가지 결말이 있다. 원한다면 세상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유를 알아볼 수 있다. 바이러스의 기원을 파악하는 것은 어쩌면 해법에 도움이 될 중반 게임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전술 파트에 대해서는 랜덤 맵 생성과 부위 사격 외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스크린샷으로 보면 그래픽은 왠지 뉴 엑스컴스러우면서도 전술 시스템 역시 더 복합적인 방향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어의 전술에 대응해 외계인이 파츠 조합으로 랜덤 생성된다는 점, 거대한 적들의 등장, 게임 전반의 호러스러운 분위기를 고려해도 전술 역시 더 역동적이고 공포스러운…방향으로 가리라 상상할 수 있군요.

안타깝게도 개발 초기라서 출시는 아직 먼 일입니다. 갈롭은 2018년, 그것도 하반기 정도를 보고 있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갈롭이 다시 이런 흥미롭고 복합적인 전략/전술 하이브리드 게임을 만드는 모습을 보니 기쁘군요. 기대됩니다 🙂

《피닉스 포인트》 첫 스크린샷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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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엑스컴 제작자 줄리언 갈롭이 만드는 새로운 엑스컴 스타일 게임 《피닉스 포인트》의 첫 개발 중 스크린샷이 공개됐습니다.

타격 부위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대충 훑어보기에 부위별 대미지 페널티, 이동 포인트, 대미지 유형 같은 요소들이 보이는군요.

보도자료는 “파이락시스의 리부트 같은 현대적인 표현과 전술 시스템에, 오리지널 엑스컴 같은 전략 파트를 지닌 엑스컴 스타일 게임”이라고 표현하지만, 전술 시스템도 파이락시스 리부트보다는 복합적으로 보입니다.

갈롭은 곧 열릴 E3에 참가해 투자자, 퍼블리셔, 기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군요.

컨셉 아트

클래식 엑스컴 제작자 신작 《피닉스 포인트》 발표 / 엑스컴의 간략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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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엑스컴의 디자이너 줄리언 갈롭이 지난 18일 신작 전략 게임 《피닉스 포인트》(웹사이트)를 발표했습니다. 월초 PC 게이머 위켄더 강연 막바지에 갈롭이 설명하길 “엑스컴 스타일 게임이고, 턴제 전술 미션, 지오스케이프, 파괴가능한 지형, 캐릭터 성장 등”이 있는 전략 게임이라고 하는군요.

그밖에 아직 자세한 정보는 없고 기괴한 괴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두 개의 티저 이미지만 공개됐습니다. 26일 갈롭이 트위터에 올린 두 번째 티저 이미지는 ‘변이된 외계인’을 보여주는데, “플레이어의 전술에 대항하려고 변이한다“고 설명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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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롭은 몇 년 전까지 유비소프트에서 일하다가 독립 개발 스튜디오 스냅샷 게임즈를 세웠고 작년에는 마법사 대결 전술 게임 《카오스 리본》을 출시했습니다.

갈롭의 PC 게이머 위켄더 강연은 엑스컴 시리즈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갈롭은 엑스컴을 만들게 된 배경(본인이 즐겨온 보드 게임들의 영향, 이전에 자신이 만든 컴퓨터 게임들, 특히 《레이저 스쿼드》,  퍼블리셔 마이크로프로즈가 제안한 문명 스타일 구조)부터 이후 순탄치 않았던 엑스컴 시리즈의 전개, 개발 취소된 게임들, 아류작들, 리부트 엑스컴 시리즈까지 엑스컴류의 역사를 훑어줍니다.

각각 게임에 대한 짧은 평가가 재밌는데, 최근 게임들에 대한 평가만 좀 발췌해보자면…

  • 《제노너츠》: 오리지널 엑스컴 이후 정말로 그 게임플레이를 재창조하려고 시도한 유일한 게임일 것. 한 번 해보기를 추천한다.
  • 《엑스컴: 에너미 언노운》
    • 영화적인 드라마, 캐릭터 성장, 흥분되는 전술 전투, 흥미로운 시야 시스템.
    • 오리지널에 비해 부족한 것: 존재감 없는 지오스케이프, 기지 건설과 기지 미션, 미션 셋 중 무조건 하나 선택, 적 트리거, 더 구조적이고 유도되는 경험, 어둠 요소의 부재.
    • 리부트 엑스컴의 가장 큰 업적은 턴제 전략 장르에 다시 존재감을 불어넣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엑스컴 2》
    • 굉장한 드라마, 뛰어난 사운드 디자인, 훌륭한 클래스 디자인, 흥미로운 외계인 능력, 어느 정도 게임플레이가 엮인 지오스케이프, 잠행 모드, 대단한 랜덤 미션 생성, 파괴가능한 지형, 모딩 지원.
    • 초반의 가짜 위급성, 셋 중 무조건 하나 선택 방식이 비밀 이벤트라는 형태로 아직도 남아있다, 약간 이상한 기지 건설, 적 트리거(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엑스컴류의 역사는 자신이 엑스컴 이후 오랫동안 엑스컴 스타일 게임을 다시 만들려고 시도했던 역사와 겹치기도 합니다. 다시 엑스컴을, 혹은 엑스컴 스타일 게임을 만들고 싶었지만 언제나 타협해야 했던 (RTS가 인기니 실시간 게임으로, 온라인이 인기니 멀티플레이어로, PC 게임은 안 되니 휴대용 콘솔로, 3DS로는 너무 복잡하면 안 된다고 하니 전술 부분만) 일화들이 웃프군요.

그리고 강연 마지막에 갈롭은 이제 진짜로 엑스컴 스타일 게임을 만든다면서 《피닉스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기대되군요. 😀 앞으로 자세한 소식이 나오면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