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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 출시

빔독의 네 번째 인피니티 엔진 리마스터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이 오늘 출시됐습니다. 스팀GOG에서 구입할 수 있고, 가격은 21,000원/19.99달러입니다.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정식 한국어 지원입니다.

새로운 콘텐츠와 기능을 제법 추가했던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EE와 달리 빔독 출시작 중 가장 보수적인 리마스터인 것 같군요. 콘텐츠 추가는 거의 없고 (있는 것도 크리스 아벨론 본인에 의한 소량의 텍스트 추가 및 개정) 대부분 변경사항은 편의 기능과 고해상도 지원에 집중한 데다 그 대부분도 옵션에서 바꾸거나 끌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GOG에서 구입하면 보너스로 (이전까지 GOG에서 판매해왔던) 빔독이 손대지 않은 버전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하 스팀 페이지에 쓰인 게임 설명을 그대로 복붙했습니다.


오리지널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1999년에 발매되어 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색다른 스토리와 캐릭터, 뛰어난 사운드트랙에 힘입어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RPG 게임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후로 수많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팬들은 이름 없는 자의 눈을 통해 기이하고 위험한 도시, 시길과 그 주변의 세계를 여행했습니다.

놀랍도록 풍부한 스토리와 독특한 판타지 세계관 설정으로 50시간 이상 진행되는 이 RPG 게임에서, 기이한 존재들을 쓰러트리고 방대한 대화를 나누며 어둡고 위험한 플레인스케이프의 세상을 탐험해 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본 적 없는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입니다.”

이야기

“무엇이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있는가?”” 당신은 수많은 삶을 살며 온몸에 문신과 흉터를 남긴 ‘이름 없는 자’입니다. 과거의 삶은 어느 것 하나 기억나지 않지만, 그 과거는 이제 돌아와 당신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당신은 떠다니는 해골이자 비밀의 수호자인 모드에 의해 깨어나, 시길의 더러운 거리로부터 이름 없는 자를 이끌고 베일에 싸인 외계와 지옥 깊숙한 곳까지 여정을 떠나야 합니다.

시길의 곳곳에는 차원문이 존재해 당신을 어디로든 인도하지만, 그 차원문을 사용하려면 적절한 열쇠가 필요합니다. “”문의 도시””라고 알려진 시길은 도시의 지배자인 고통의 여제가 감시하는 곳으로, 악마와 데바, 그리고 수많은 우주의 종족들이 공존하는 중립 지대입니다. 이곳은 말이 칼보다 강하고 생각이 현실을 정의하며, 믿음이 세상을 다시 빚을 수 있는 곳입니다.

답을 찾아 헤매는 당신은 입맞춤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순결한 서큐버스, 석궁을 사용하며 혼란에 빠진 큐브, 정의를 요구하는 영혼이 조종하는 갑옷 등, 각 차원의 특이한 성질에 맞는 동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을 비롯한 여러 존재와 이름 없는 자는 답을 찾아 여행하며,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 불멸의 존재조차 감당할 수 없는 기억을 마주하게 됩니다.

풍모

  • 개선된 플레인스케이프: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수석 디자이너인 Chris Avellone이 Beamdog과 함께 게임 플레이 업데이트, 버그 수정을 비롯해, 게임이 원래 의도하는 바를 전하기 위해 다양한 개선 작업을 담당합니다.
  • 다양한 세상이 기다린다: 플레인스케이프는 기이한 마법과 독특한 적들, 여러 우주의 던전 앤 드래곤 장소들이 어우러져, 당신이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세계를 연출합니다.
  • 기억에 각인되는 대화들: 여러 세상을 여행하며 매력적인 존재들, 철학적인 언데드, 다중인격을 가진 쥐 등, 기존의 RPG에서 보지 못한 이상한 동료들을 만나보십시오.
  • 당신의 길을 선택하라: 캐릭터 만들기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름 없는 자는 직업과 능력을 바꿀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새로운 능력도 가질 수 있습니다.
  • 리마스터된 음악: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모든 사운드트랙이 리마스터되어, 시길과 다우주의 세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 4K 인터페이스: 시길이 그 어느 때보다 멋진 모습으로 거듭납니다!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의 인터페이스가 수많은 편의 기능과 고해상도 그래픽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 현 세대에 맞는 플레인스케이프: 인핸스드 에디션에는 탭 강조 표시, 지역 확대, 전투 로그, 빠른 전리품 획득 등 현 세대에 맞는 기능들이 다양하게 추가됩니다!
  • 나만의 방식으로 진행: 인핸스드 에디션의 기능을 취향에 맞게 사용하거나, 기능을 모두 해제하여 과거의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를 그 느낌 그대로 즐겨보십시오.
  • 언어 지원: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은 영어, 프랑스어, 폴란드어, 독일어, 한국어를 지원합니다. 참고: 한국어 번역은 텍스트만 제공되며 음성은 영어로 출력됩니다.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 4월 12일 출시, 정식 한국어 지원

빔독이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을 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공식 웹사이트) 4월 11일(한국시간 12일)에 출시되고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정식 한국어 지원입니다.

GOG빔독 자체 스토어에서 예약판매도 시작됐습니다. 가격은 19.99달러고 GOG에서 오리지널을 소유하고 있다면 4월 4일까지 30%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EE 출시 후 오리지널은 GOG에서 판매 중단된다고 하는군요.) 스팀 페이지도 열렸지만 예약판매는 하지 않는군요.

이번 인핸스드 에디션은 오리지널의 작가 크리스 아벨론이 개선과 수정 요소 전반을 감수했습니다. 아벨론이 자청해서 텍스트 전반을 재검토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고 일부 새로운 저널 항목과 특수 능력 설명을 추가했다고 하는군요.

그밖에 추가, 수정되는 사항을 간추려보면…

  • 4K 해상도 지원, 기존 미학을 유지하면서 고해상도로 재창조한 UI, 줌아웃 가능
  • 무손실 음원을 확보해 리마스터링한 사운드트랙
  • 저널 내용 검색, 글자 크기 조정 옵션, 게임 안에서 언어 설정 변경 가능, 툴팁 가독성 증가, 프레임레이트 조정 옵션, 스프라이트 외곽선 표시 옵션, 읽지 않은 저널 항목 하이라이트 등
  • 전투 로그, 퀵루트, 오브젝트 하이라이트, 자동정지 옵션 추가, 크리처 체력 표시 옵션, 걸을 수 있는 영역 표시 옵션, 휴식 시 체력 회복 옵션, 레벨 업시 체력 최대로 회복 옵션
  • 스팀 기능: 스팀 도전과제, 클라우드 세이브, 트레이딩 카드 지원

그밖에 게임플레이와 스토리는 어떤 부분에서도 추가되거나 수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 티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와 빔독이 새로운 “플랜 이스케이프“(PlanEscape)라는 카운트다운 티저 사이트를 공개했습니다. 위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여행사 사이트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지만…붙여 읽으면 ‘플레인스케이프’, 아무리 봐도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인핸스드 에디션 예고입니다.

작년 12월 비공개 테스터를 모집했던 ‘다음 출시작’이 이거 같군요.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가 ‘플레인스케이프’ 세팅을 부활시킨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어쩌면 인핸스드 에디션이 관련 다른 발표들과 함께 공개될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카운트다운은 현재 글쓰는 기준으로 약 나흘 정도 남았습니다.


빔독은 현재 세 개의 프로젝트(대형, 중형, 소형)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중 소형이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EE 아닐까 싶고, 대형은 아무래도 데이비드 게이더가 이끄는 프로젝트겠죠.

얼마 전 올라온 리드 아티스트 채용 공고에는 언리얼 엔진 4와 3D 경험 요건이 적혀있어서 큰 프로젝트가 생각 이상으로 큰 프로젝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크리스 아벨론 인터뷰: 지망생 시절부터 블랙 아일, 옵시디언, 그리고 현재의 프리랜서 시기까지

chris-avellone-t게임즈TM이 크리스 아벨론의 20년 넘는 경력을 조명하는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첫 컴퓨터 게임 경험부터 TRPG 디자이너 지망생 시절, 인터플레이/블랙 아일, 옵시디언, 그리고 현재의 프리랜서 시기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재밌는 일화들, 아벨론의 생각들이 한국어 매체나 블로그에서는 별로 다뤄진 적이 없는 것 같고, 개략적이지만 전반적으로 아벨론의 프로필을 알아볼 수 있는 인터뷰라서 오랜만에 번역해봤습니다. 크리스 아벨론 개론 2016년판이라고 해도 되겠군요.

특히 이 인터뷰에서는 아벨론이 인터플레이/블랙 아일과 옵시디언의 경영진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후회, 지금의 프리랜서 생활을 즐거워 하는 이유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수동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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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디오게임 경험은 뭐였나?

TRS-80(4K)용 《헌티드 하우스》. 거짓과 기만이 가득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었고 오늘날까지도 플레이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 레벨까지 갔는데 무슨 동사나 명사 조합을 해도 이길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내가 영원히 마법의 검에 관심 가지지 않게 된 계기가 됐다.

경력에서 스토리텔링과 문학 쪽 배경이 강한데 학교에서 배웠나?

나는 토마스 제퍼슨 과학고등학교에 갔는데, 덕분에 내가 똑똑하다는 생각을 절대 할 수 없게 됐다. 나는 거기서 하위 10%였고 똑똑한 애들에게 집단으로 얻어맞는 기분이었다. 주먹 말고 성적으로 얻어맞는 거라 덜 아팠지만 더 오래 아프더라. 졸업 후에는 대체로 빈둥거리면서 돈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남는 시간 대부분은 출판사들에 보내는 TRPG 모듈을 썼다.

D&D의 팬이었나?

처음에는 그랬다. 처음으로 한 캠페인(당시에는 기본이었던 ‘더 킵 온 더 보더랜드’를 제외하고)이 ‘어게인스트 컬트 오브 더 렙타일 갓’과 거대한 모듈인 ‘템플 오브 엘리멘탈 이블’이었다. ToEE는 결판이 나지 않고 몇 년을 가다가 파티가 엘리멘탈 노드 중 하나로 사라져버리고 나서 우리 모두 이게 가장 똥 같은 캠페인이라고 결론 내리게 됐다. 그 후로 D&D는 제쳐두고 ‘슈퍼월드’, ‘챔피언스’, ‘워해머: 판타지 롤 플레이’로 욕구를 채웠다. 하지만 D&D는 상호작용하는 스토리를 가능하게 해줬다는 점과 규칙이 있는 가장 놀이였다는 점에서 큰 영감을 줬다.

그러다 어떻게 비디오게임 업계로 가게 됐나?

히어로 게임즈의 내 편집자가 인터플레이의 D&D 부서인 드래곤플레이에 면접을 잡아줄 때 추천 보너스로 300달러어치 소프트웨어와 트레이드됐다. 처음으로 (마지막도 아니고) 매춘부가 된 기분이었고 정말 비참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프랜차이즈의 게임들을 만들 수 있어서 그나마 밤에 잠 자는 데 도움은 됐다.

내러티브 외에 게임 디자인과 코딩에도 관심이 있었나?

게임 마스터링과 관련된 건 뭐든지 하고 싶었다. 내러티브 이외 분야는 대체로 다른 사람들이 맡았기 때문에 다른 분야를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아마 그게 잘된 일이겠지만 적어도 다른 걸 시도해볼 기회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거다. 한 때 BASIC 코딩을 했던 적은 있지만 썩 잘하진 않았다.

인터플레이에서 처음으로 작업한 큰 게임은 뭐였나?

《디센트 투 언더마운틴》. 타이틀을 만들 때 역할과 책임의 정립, 위에 있는 사람들의 지원이 중요함에 대해 많은 걸 배웠다. 그리고 《폴아웃 2》에 참여했는데, 안타깝게도 1편(내가 해본 최고의, 가장 혁신적인 RPG라고 생각한다) 같은 리더십이나 디자인 감독을 받지 못한 프로젝트였다. 버그들과 함께 그런 부분에서 폴아웃 세계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본다. 준비되기도 전에 출시하라는 압박이 컸다. 《폴아웃 2》를 사랑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프로젝트 관리가 더 잘 됐다면 좋았을 거다.

아마 이 시기에 당신이 참여한 게임 중 가장 많은 사람을 받는 것들이 인피니티 엔진 게임들일 거다.

그 엔진에 대한 찬사는 바이오웨어가 받아야 한다. 나는 그 엔진이 없었다면 블랙 아일은 그 게임들 대부분을 만들지 못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도 여러 차례 증명됐다. 엔진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고 바이오웨어는 좋은 엔진을 만들었다.

발더스 게이트와 아이스윈드 데일에 참여하는 한편 가장 큰 역할을 한 게임은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였다.

예쁜 이야기는 아니다. 인터플레이는 플레인스케이프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로 뭘 할지 몰랐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만들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결국에 하게 된 게 ‘이 라이선스랑, 인피니티 엔진이랑, 보통 이 엔진으로 게임 만들 때보다 절반의 인원을 가지고 게임을 만든다. 시작!’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게 좋았다. 제작이 시작되기 한참 전에 스토리를 쓰고 다듬을 수 있었다. 작고 열정적인 팀이 있었다. 사람들이 그 테마와 방향성에 좋은 반응을 줘서 기뻤다. 반응이 안 좋을까봐, 그래서 일자리를 잃을까 무서웠었다.

《발더스 게이트: 다크 얼라이언스》는 당신이 전까지 맡았던 것들과 다른 액션 지향의 콘솔 게임이었다. 어떤 역할을 했나?

나는 스토리를 했다. 스노우블라인드가 개발한 기술은 자랑스럽지만 내 상사들이 이리저리 밀고 당겼던 스토리는 자랑스럽지 않다. 상사들이 하는 스토리 제안들이 점점 많아져서는 스토리를 일찍 작업하는 게 오히려 일종의 형벌이 된다는 걸 깨닫게 될 정도였다. 가장 난해한 제안들의 타겟이 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원래 계획한 스토리와 규모는 빛을 보지 못했고, 다른 무엇보다 먼저 완성했던 스토리가 아이러니하게도 최종적으로는 빈약하고 서두른 모양새가 됐다. 근본적인 게임플레이가 부족한 스토리를 만회해줄 수 있어서 기뻤다.  내 한계를 인정하고 나는 콘솔 액션 RPG의 리드 디자이너에 맞지 않는다고 깨닫고 나서 후속작으로는 데이비드 말도나도를 추천했다.

인터플레이가 어떻게 잘못 되기 시작했다고 보는가?

인터플레이의 마지막 5년은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콘솔의 폭발적 성장을 놓쳐서 따라잡으려고 했었고, 블랙 아일은 자기만의 엔진을 만들지 못하면서 확실히 타격을 받았다. 리스테크 같은 엔진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제대로 되지 않아 ‘톤’을 비롯한 여러 타이틀이 취소됐다. 몇 년이 낭비됐고 계속 그런 일이 일어나면서 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이스윈드 데일 시리즈가 매출을 냈지만 바이오웨어 이후로는 달리 새로운 성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아윈데 시리즈는 짧고 재미있는 프로젝트긴 했어도 RPG 장르의 발전에는 별 역할을 못 했다. 간신히 물에 떠있는, 아니 그보다는 천천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유쾌한 시기는 아니었다.

‘발더스 게이트 3’와 ‘반 뷰렌'(폴아웃 3)이 취소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고 전자의 취소 이후에 당신은 인터플레이를 떠났다. 무슨 일이 있었나?

내가 있던 동안에 반 뷰렌은 종이 프로토타입(지역과 시스템, 스토리 부분에서 상당히 진행됐다) 이상으로 별로 나아가지 못했다. 팀원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조차도 계속 《라이온하트》 쪽으로 끌려갔는데 블랙 아일은 거기서 내가 무슨 역할을 할지 제대로 정하지도 못했다. 그 쪽에서 나오고 겨우 반 뷰렌을 작업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발더스 게이트 3의 프리프로덕션 작업으로 끌려갔다. 별로 즐거운 작업은 아니었다. 발더스 게이트 3가 취소되고 나서 나는 인터플레이를 떠났고 그 시점 이후로 진행된 반 뷰렌 작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 디자인 작업은 언젠가 써먹을 때를 대비해 고이 간직했다. 그 시점에 나는 개발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작업해도 한 순간에 모두 날아갈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그렇게, 비록 반 뷰렌을 사랑했지만 폴아웃을 인터플레이에 맡겨두고 떠났다. 그리고 잠시 동안 스노우블라인드와 다시 함께 일하면서 《챔피언스 오브 노라스》의 스크립트 닥터를 맡았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1년이 안 돼서 반 뷰렌이 취소됐다. 후회가 됐지만 내 잘못도 다른 개발자들 잘못도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다른 유일한 후회라면 스노우블라인드와 잠깐 프리랜서로 일했을 때 계속 프리랜서 활동을 하는 게 훨씬 더 나은 길이었음을 깨달아야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나서 전 블랙 아일 직원들과 옵시디언을 공동으로 창립했다. 가장 처음 만든 게임들이 뭐였나?

《구공화국의 기사단 2》의 리드 디자이너였고 《네버윈터 나이츠 2》의 거의 모든 동료를 썼다. 상당히 가혹한 죽음의 행진이었다. 나는 별로 스타 워즈 팬도 아니었다. 하지만 구공기와 그 세계의 팬이 됐고 ‘현대’ 스타 워즈 세계가 아닌 곳을 탐색하는 기회를 즐기게 됐다. 그리고 스타 워즈 단편 각본 몇 개를 쓸 기회도 얻게 됐고 특히 스타 워즈: 클론 워즈 어드벤처 단편 만화들도 쓰게 됐다. 처음으로 만화를 작업해본 거였는데 내 편집자였던 다크 호스의 데이브 마셜이 자기 시간을 아주 관대하게 내줬고 많은 인내를 보여줬다. 영원히 감사한다.

옵시디언의 가장 유명한 게임은 《폴아웃: 뉴 베가스》일 것 같다.

다시 폴아웃 세계로 돌아가서 인터플레이 당시 몇 년 동안 디자인했던 반 뷰렌의 요소들(장소, 세력, 기술, 심지어 나이트킨의 정신병까지)을 쓸 수 있어서 수 있어 좋았다. 정말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DLC들.

작년에 옵시디언을 떠났다. 이유가 뭔가?

나는 스벤(빈케, 라리안 스튜디오 CEO)이 좋다.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2》의 파티 관계 시스템이 마음에 든다. 그 게임의 던전 탐험도, 그 작가들도 마음에 든다. 관리자들의 지지와 신뢰를 원하게 되었을 때, 라리안이 줬다. 디자인 요소들을 제안하면 들어준다는 점이 묘한 기분이었다. 꼭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그 사람들은 들어준다. 내겐 그걸로 충분했다. 지금 나는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2》에 참여하고 있고 다른 것들은 아직 말할 수 없다. 곧 공개할 수 있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순간들은?

《사우스 파크》에서 처음으로 프로듀서를 맡아봤을 때, 애니메이션 컷씬 공정을 고치면서 온 그 만족감. 그리고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가 출시되고 오래 지나서도,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겨주고 자기들 게임을 만드는 데 영감을 줬다고 할 때.

세월을 거치며 게임 디자이너의 역할은 어떻게 변해왔나?

더 전문화됐다. 내가 업계에 들어왔을 때는 게임 디자이너라는 것도 없었는데 이제는 시스템, 레벨, 내러티브 등 다양한 디자이너들이 있고 모두 계층으로 조직화되어 있다.

게임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줄 수 있나?

지금 당장 모드나 게임을 만든다고 막지 않는다. 만들어라. 공개된 게임 엔진들과 디지털 배급의 세상에서 자기 자신의 의욕을 제외하면 더 이상 별다른 장애물은 없다. 그러니까 가능성에 머무르지 말고 진짜가 돼라. 누구든 RPG 관련해 더 구체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가능한 부분은 언제든 도와주고 싶다. 내 트위터로 말 걸어주면 할 수 있는 만큼 도와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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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동안 영어로 나온 여러가지 크리스 아벨론 인터뷰 등을 챙겨 읽은 분이라면 익숙한 이야기들일 거고, 여기서는 좀 많이 개략적으로 다루어졌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 특히 아벨론이 트위터에서 하는 수동 공격 수위는…

어쨌든 자유의 몸이 된 아벨론의 앞으로의 행보, 그리고 언젠가 언급한 자기만의 팀을 꾸리게 될 때를 기대하고 싶군요.

[모닥불 잡담] DM 모드라는 망상, 달로 가는 울티마, 토먼트는 어드벤처

안녕하세요. 이렇게 모닥불 주변에 모여줘서 고마워요. 두 번이나 쉰 만큼 이번 이야기 소재는 지난 10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사실 오늘은 그동안 못 전한 것들 이것저것 넣으려고 해서 소재가 8개 정도였는데, 아무래도 너무 길어지고 제대로 정리가 안 되기도 해서 너무 사소하거나 나중에 다른 형태로 전할 기회가 있는 것들을 쳐내고 아래 세 개로 줄였어요.

시작해볼게요.

리처드 코벳: DM 모드라는 망상, 스벤 빈케의 도전장

10월 26일, 게임 저널리스트 리처드 코벳이 자신의 정기 RPG 칼럼을 통해 컴퓨터 RPG에서 DM 모드를 구현하려는 시도들에 대한 생각을 올렸어요. DM 모드를 주요한 특징으로 내세우면서 지난 달 출시됐지만 여러 모로 혹평 받는 《소드 코스트 레전드》가 이야기의 계기예요.

코벳은 현재의 컴퓨터 RPG가 가진 틀로서는 DM의 유연한 게임 운영을 뒷받침해줄 수가 없고, 마스터가 마스터가 아닌 중개인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DM 모드가 아직은 먼 꿈, 망상이라고 주장해요.

본문 마지막에도 언급되듯 이제 이 ‘망상’ 타석의 다음 타자로 《디비니티: 오리지널 씬 2》가 몸을 풀고 있어요. 기억하시겠지만 라리안은 킥스타터의 마지막 추가 목표로 GM 모드 구현 목표를 달성했어요.

코벳의 글을 읽은 라리안의 CEO 스벤 빈케는 트위터에서 짧게 답하며 그 위험성에 공감했어요. 그리고 27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킥스타터가 가능하게 해준 도전의 하나로 이 부분을 언급해요. 빈케는 코벳의 말이 많은 부분에서 옳겠지만 그래도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해요. 이런 것을 매번 시도할 때마다 전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부분이 드러나고, 결국에는 그런 시행착오가 모여서 “누군가”(?) 제대로 된 새로운 게임 모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킥스타터가 정말로 대단한 부분은 그런 (미개척) 지대를 탐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겁니다. 실패하면 욕을 먹겠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죠.”

빈케는 정말로 모험을 좋아하는군요 😉

해당 인터뷰에서 다른 이야기로 빈케는 2편의 콘솔 출시 여부에 대해서도 답하는데, 1편 같은 게임을 해줄 콘솔 게이머들이 얼마나 있느냐, 즉, 1편의 콘솔판 판매량에 달렸다고 단호하게 말해요. 2편은 현재 PC로만 출시가 확정되어 있어요.

아, 그리고 리처드 코벳의 정기 RPG 칼럼은 꽤 재밌어요.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세요.

달로 가는 울티마

10월 7일, 오리진 출신 개발자 제프 디가 오리진에 있을 때 울티마 외전을 제안했던 사연을 풀었어요. (페이스북 로그인 필요)

《새비지 엠파이어》와 《마션 드림즈》 같은 울티마 외전 게임으로 브리타니아에서 더 많은 문스톤을 확보하려고 달로 사람을 보내는 내용이었다고 해요. 디는 이 컨셉을 《울티마 1》에 나왔던 우주 비행과 연관 지어보고 싶었다고 하는군요. 결국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 이상 컨셉을 발전시키지는 못했다는군요.

크리스 아벨론: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어드벤처 게임이야

모두가 사랑하는 크리스 아벨론 소식이에요. 최근 아벨론의 트위터 잡담 중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두 개 있어요.

먼저 아벨론이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를 만들며 얻은 “끔찍하고 무시무시한 깨달음”을 이야기해요.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는 어드벤처 게임이라고요.

그리고 누군가 아벨론의 폴아웃 시리즈 작업을 찬사하다가 아벨론의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참여 정도에 대한 화제가 나왔는데…

아벨론은 자신이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의 스토리에 거의 아무런 영향력이 없었다고 답하면서, 자기는 언제나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능동성을 더 주고 선형성을 덜 주는 쪽을 지지한다고 덧붙였어요.

…왠지 돌려 까는 것 같은데, 어쨌든 아벨론이 옵시디언을 나오기 전후로 《필라스》 관련해서 거리를 두는 모습이 여러 번 보이긴 했어요. 이 블로그에서는 가볍게 언급하고 넘어간 것 같은데, 그나마 자신이 썼던 두 동료도 많은 부분 잘려나간 형태(링크 스포일러 있음)로 게임에 구현되었다고 하죠.

《폴아웃 4》가 나온 이래 아벨론 보고 폴아웃에 참여해 달라는 트윗들도 늘었는데, 아벨론은 기회가 있다면 꼭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뉴 베가스》의 뛰어난 글쓰기는 트래비스 스타우트와 존 곤잘레즈에게 공을 돌려요. 안타깝지만 스타우트는 《뉴 베가스》 이후 유비소프트에서 어쌔신 크리드를, 곤잘레즈는 소니 산하 스튜디오 게릴라에서 PS4 독점 게임을 작업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