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토막

개발자 및 게임 관련 인물이 소셜 네트워크와 포럼, 블로그 등에서 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번역해 올립니다. 가끔 뉴스와 개발 일지 카테고리와 겹치기도 합니다.

소여 문답: 역사 RPG 만들려는 이유, 반 뷰렌 미련 없다, 플레이어 동기와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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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언 디자인 디렉터 조쉬 소여의 개인 텀블러에  올라온 최근 문답들 몇 가지를 모아봤습니다.

먼저 22일 문답에서는 소여가 지금 감독 프로젝트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다음으로 감독할 생각인 역사 RPG를 만들려는 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nmbilling-blog 질문: 역사적 정확성과 플레이어들이 친숙함을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설정을 어떻게 균형 잡을까요? 그 설정이 중세-르네상스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 시대 기술들을 빌려온 판타지 RPG들과 비교가 될텐데요. 개구리 투구나 “느린” 양손 검 같은 거?

“플레이어들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멋진 소재들을 비추는 것이 제가 역사 게임을 만드는 주된 이유입니다. 제 역사 연구는 (전공 때든 여가 시간 연구든) 중세 말 근대 초 중앙 및 서유럽(그리고 어느 정도는 19세기 미국도)을 중점으로 다뤄요. 서양 RPG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배경이 충분히 익숙해서 역사적 정확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낯설지는 않을 겁니다.

《킹덤 컴: 딜리버런스》를 보고 “마법은 어딨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15세기 보헤미아가 그 많고 많은 판타지 RPG들과 엄청나게 다르지는 않죠.

넘실거리는 초원, 성,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리리파이프를 쓴사람들, 대장장이, 연금술, 모두 판타지 RPG에서 일반적인 것들인데 여기선 역사적 정확성을 중점에 두고 구현됐습니다.

저는 정확하게 묘사된 복식, 사회 구조, 갑옷에 정말로 의미가 있는 근접 전투 같은 것도 즐기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쏟는 부분은 당대의 종교, 마법, 민간 신앙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크랜드》와 아르스 마기카 같은 게임들처럼 역사적 측면을 존중하고 환상적 요소들은 그 시대의 믿음에서 가져온 역사 판타지 설정을 더 선호합니다.

《다크랜드》에는 주문을 쓰는 클레릭 대신에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종교인이 있습니다. 마법사 대신에 전투에 쓸 물약을 섞는 연금술사가 있습니다. +1, +2, +3 무기 대신에 실제 역사에서 무기로 유명한 도시들에서 고급 무기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탄 숭배자, 도적 기사, 독일 난쟁이와 요정, 역사와 신화에서 끌어온 온갖 것들이 적으로 나옵니다.

아르스 마기카에는 기존 역사에 헤르메스 결사라는 픽션 층위가 있는데, 결사 자체도 헤르메스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학설의 개념들을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대립하는 결사들도 실제 어떤 형태로 존재했거나 (최소한) 당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했던 집단(궁정 마법사, 마녀, 베난단티, 온갖 요정, 13세기 유럽의 종교 및 세속 세력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아르스 마기카 5판에선 ‘더 크레이들 앤 더 크레센트'(중동), ‘비트윈 샌드 앤 씨'(북아프리카), ‘랜드 오브 더 나일'(이집트, 에티오피아, 누비아) 같은 서플먼트로 훌륭하게 기존 신화 유럽에서 벗어난 지역들을 살피기도 했죠.

제게는 이 모든 게 흥미진진합니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게임으로 이런 소재들을 표현한다면 낯설기는커녕 많은 플레이어들이 역사와 신화를 더 배우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뉴 베가스》 플레이 중계에서 나온 이야긴데 이 프로젝트는 턴제로 만들 생각인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당장 이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지만…

26일 문답에서는 《뉴 베가스》의 퀘스트가 플레이어의 동기를 대하는 방식을 이야기했습니다.

폴아웃 1~3(그리고 어느 정도는 반 뷰렌도)에서 메인 퀘스트는 언제나 플레이어가 선인이고 옳은 일을 하죠(최대한 악하게 가봐야 이기적으로 선행을 하는 정도고). 1, 2편에서는 자기 공동체를 구하려다가 황무지를 구하게 되고, 3편에서는 아버지를 찾으려다가 황무지를 구하고 물을 주게 되잖아요. 그런데 《뉴 베가스》에선 메인 퀘스트 전반에 걸친 플레이어의 행동과 그 동기 모두 플레이어에게 달렸고 메인 퀘스트는 상당히 자유로운 형태죠. 왜 그런가요?

“저는 30년 가까이 TRPG 마스터링을 해왔습니다. TRPG에선 많은 플레이어들이 자기 캐릭터의 성격을 직접 정하고 행동의 동기를 직접 찾고 싶어해요. 플레이어의 동기를 GM이 가정하기 시작하면 거의 확실하게 일부 플레이어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됩니다.

“당신은 X를 신경 쓴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동기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데 있어 CRPG 디자이너들은 TRPG GM보다 불리합니다. TRPG 캠페인은 수주, 수개월, 수년에 걸쳐 진행되고 어떤 게임들(예: 버닝 휠)에는 믿음과 동기를 다루는 시스템이 존재하기도 해요.

우리가 지원하고 싶은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만족할 수 있게 가능한 넓은 범위의 동기를 다루려고 노력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이타적 성자부터 이기적 개자식까지요.”

개발 취소된 반 뷰렌(취소된 폴아웃 3)에서 (그리고 여러 요소를 계승한 《뉴 베가스》에서도) 다 하지 못한 것들이 아쉽지 않느냐, 기회가 있다면 반 뷰렌을 다시 만들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반 뷰렌이나 제퍼슨(취소된 발더스 게이트 3)을 다시 만드는 데 전혀 관심 없습니다. 그 프로젝트들에서 개별적인 아이디어들에 애착은 있지만(그중 많은 부분이 《뉴 베가스》와 《필라스》에서 구현됐고) 프로젝트 자체에는 미련이 없어요.”

딱 잘라 말하는군요.

소여의 텀블러에는 그 외에도 여러 문답이 올라왔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세요. 꾸준히 올라오는 다른 《뉴 베가스》 문답들로는 《어니스트 하츠》의 미국 원주민 묘사 비판론에 대해 제작 사정의 한계를 설명하는 답변, DLC 무기 중 하나인 레드 글레어의 디자인 계기와 과정이 있습니다. 질문자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관련 정보를 캐보려다가 실패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데니스 루벳이 새로 그린 《울티마 7: 블랙 게이트》 표지

울티마 시리즈 아티스트 데니스 루벳이 《울티마 7: 블랙 게이트》의 표지 그림을 새롭게 그려 공개했습니다.

원래 표지는 박스 자체가 부제를 상징하는 컨셉의 간결한 검은 색이라 루벳의 그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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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표지

그런데 작년에 루벳의 패트리온 후원자들 투표로 (2편 표지 그리기 등을 제치고) 이 표지 다시 그리기가 선택됐고, 루벳은 작년부터 작업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안 스케치를 여럿 공개했었습니다.

그렇게 이번에 완성된 대체 표지가 바로 이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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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벳의 그림 해설을 옮겨봤습니다. 《울티마 7》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아바타와 그 동료들이 피의 강 위에 서있고 가디언이 배경에서 펠로우십을 조종한다. 피는 물론 아바타와 그 동료들이 조사해야 하는 잔혹한 살인 사건들을 나타낸다. 여기에 어둡고 칙칙한 팔레트는 플롯의 우울한 성질을 조명한다. 아바타의 내려다보는 시선은 배틀린과 그 광신도들이 벌이는 참행을 끝낼 단서를 찾는다.

아바타를 정면에, 크로스보우를 든 이올로를 그 오른쪽에, 듀프리를 그 왼쪽에, 자아나를 듀프레의 뒤에 배치했다. 가디언에게 귀가 있는 것도 보일 것이다. 내가 가디언이 머리를 내밀고 플레이어에게 말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을 때, 가디언은 머리를 완전히 내밀지 않았다. 귀가 보일 만큼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우연” 덕분에 당시 사용하던 형편 없는 툴로 가디언의 귀를 3D 모델링할 필요가 없었다. 그 애니메이션에서 가디언의 얼굴이 아주 단순한 도형들을 겹쳐 만들었다는 게 보일 것이다. 의도한 것이었다. 당시에 현실적인 얼굴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단순하고 만화적인 형태로 갔다.”

[모닥불 잡담] 울티마 7 따라잡기, 옵시디언 13주년, 폴아웃 4 대화 시스템, 성별 옵션 등

모닥불 잡담이 다시 한 번 오랜만에 돌아왔어요. 지난 회에는 단신 모음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했지만, 이번에는 코너의 취지에 어울리는 이야기들을 가져왔어요.

위처 3 퀘스트 디자이너: 울티마 7 따라잡기

《위처 3》 퀘스트 디자이너 중 한 명인 패트릭 밀스가 6월 초 RPG사이트 인터뷰에서 재밌는 이야기를 했어요. 밀스는 《위처 3》가 시리즈 중 최초로 오픈 월드를 구현하게 된 것, 그리고 최근 RPG 장르 전반의 오픈 월드 도입 경향이 현재의 기술로 과거를 따라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대요.

《위처 3》는 개발 팀이 진짜 오픈 월드를 만든 첫 게임이다. 잘 됐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오픈 월드 환경으로의 이동이 RPG 장르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패트릭 밀스: 잠깐만 뒤를 돌아보라고 하고 싶다. 왜냐면 우리가 이렇게 오픈 월드를 만드는 건 어떤 면에서 기술과 디자인이 과거를 따라잡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위처 3》의 모델은 언제나 《울티마 7》이었다. 《울티마 7》을 플레이해봤는지 모르겠지만, 돌아가서 《울티마 7》을 보라. 여전히 역사상 최고의 오픈 월드 게임 중 하나다.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위처 3》도 그 요소들을 어느 정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

물론 《위처 3》가 《울티마 7》의 모든 특징들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분명 《울티마 7》이 가지지 못한 특징들도 가지고 있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과거를 따라잡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술 혁신을 거치면서, 그 혁신 속에서 우리는 90년대 초중반에 있었던 어떤 것들을 잃어버렸고 이제서야 프로세서가 따라잡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지닌 툴들을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옛날에 이루어졌던 것들을 현재 수준의 표현으로 해낼 수 있다면 아주 멋진 일일 것이다.”

이 생각이 밀스만이 아닌 CD 프로젝트 전반의 생각이라면 좋겠군요. 참고로 밀스는 미국인 개발자고 CD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에 옵시디언에서 일했어요.

옵시디언 13주년

옵시디언은 지난 달 12일에 창립 13주년이었다고 해요. 아마 옵시디언 직원과 가족들끼리 열심히 파티를 했을 것 같아요.

CEO 퍼거스 어크하트는 트위터를 통해 그동안 지지해준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보냈어요. ‘여러분이 계속 RPG를 해준다면 계속 RPG를 만들 거라’고 덧붙이면서.

여기에 누군가 ‘RPG에서 멀어져 가는 B사들’을 예로 들며 옵시디언도 RPG에서 멀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답글을 보내자, 퍼거스는…

“내 차갑게 식은 손에서 20면체 주사위를 빼가야 할 것”이라며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답했어요.

토드 하워드: 폴아웃 4 대화 시스템은 잘 안 됐다

토드 하워드가 지난 E3 게임스팟 인터뷰에서 《폴아웃 4》 대화 시스템이 의도한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인정했어요. 《폴아웃 4》의 변화와 그 반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나온 이야기예요.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길 좋아하고 어느 정도는 성공을 거뒀다. 《폴아웃 4》의 슈팅은 정말로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화 쪽을 새롭게 만든 건 분명 잘 안 됐다. 우리가 그런 걸 시도한 이유가 있었다. 근사하게 상호작용하는 대화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다른 부분들보다 성공적이지 못했다. 우리는 그런 피드백을 수용하고 장기적으로 생각한다.”

아마 대화 도중 시간이 멈추지 않고 실시간으로 진행되게 하고 주인공에게도 음성을 넣으면서 역동적인 대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긴 선택지들 대신 네 개의 짧은 문구만 준 것도 그 영향일 것 같고요.

덧붙여 확장팩 《파 하버》에서는 더 많은 선택을 주려고 노력했던 부분들을 이야기하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도움이 된다며 계속 장기적으로 개선해나갈 거라고 해요.

조쉬 소여: 여성 캐릭터를 자르라고?

지난 15일 조쉬 소여가 다시 한 번 연발 트윗을 했어요. E3에서 공개된 젤다의 전설 신작에서 (이전에 돌던 소문과 달리) 주인공 링크를 여성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것과 관련해서 나온 이야기예요.

“한때 두드러지는 여성 주인공이 있는 IP를 가지고 작업했던 적이 있다. 나는 RPG 만드는 사람이라 적어도 플레이어 캐릭터에 남성과 여성 옵션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 성별 선택을 구현하는 데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양쪽 다 지원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게 됐다.

선택을 해야 하게 되자 나는 ‘좋아요. 그럼 남성 캐릭터 옵션을 빼죠’라고 했는데, 퍼블리셔 반응이 거의 만화 같았다. 두드러지는 주인공이 여성인 IP에서조차 남성 옵션을 뺀다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마 소여가 이야기하는 게임은 개발 취소됐던 《에일리언: 크루시블》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 아벨론에게 물어보다

《익스페디션: 콘키스타도르》의 개발사 로직 아티스트가 크리스 아벨론을 초청해 워크샵을 가졌다고 해요. 워크샵이 끝나고 아벨론에게 질문을 쏟아붓는 시간을 마련해서 녹화했어요.

꽤 개인적이고 황당한 질문들을 속사포로 받으며 당황하고 부끄러워하는 아벨론을 볼 수 있어요. 짤방 후보 가득이예요.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 다음 주 데모 공개 예정 / 레딧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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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 킥스타터를 앞둔 나이트 다이브 스튜디오가 폴리곤을 통해  관련 소식 몇 가지를 전했습니다.

먼저 ‘시스템 쇼크 리마스터드’라던 리메이크작의 제목을 그냥 ‘시스템 쇼크’로 바꿨다고 합니다. “리마스터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열정과 자원을 쏟아”서라면서 이제는 “리부트”라고 칭합니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는 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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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소식으로는 킥스타터가 시작되는 때(한국시간 29일 오전 4시)에 스팀, GOG, 험블을 통해 데모를 공개할 거라고 합니다. 다음 주 초에는 역시 폴리곤을 통해 게임플레이 영상이 공개될 예정이라는군요.

더불어 시스템 쇼크 테마의 레이저 브랜드 노트북, 핸드북 등이 담긴 박스셋 등 킥스타터 캠페인 실물 보상들 일부도 공개됐습니다.

오리지널 시리즈 컨셉 아티스트 롭 워터스가 새로 그린 컨셉 아트들도 보여줬습니다.

주요 PC 게임 스토어들을 통해 공개되는 데모에, 브랜드 노트북에, 잘 빠진 박스셋에, 킥스타터 한 번 휘황찬란하게 준비하는군요 @_@

지난 22일에는 나이트 다이브의 CEO 스티븐 킥이 레딧에서 ‘아무거나 물어봐’를 진행했습니다. 《시스템 쇼크》 리메이크와 나이트 다이브의 고전 게임 재출시 비즈니스에 대한 문답이 여럿 있었는데요. 일단 리메이크 관련 문답을 정리해봤습니다.

킥스타터로 얼마나 모금될 거라고 생각하나?

  • 최소 목표액인 90만 달러를 달성하길 바란다. 그게 우리가 마음에 그리는 게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액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이 모을 수 있길 바란다.
  • 킥스타터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모두들 놀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크라우드펀딩 캠페인도 한 적 없던 것들을 하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다른 킥스타터 프로젝트들과 차별화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하고 있다.

얼마나 원작에 충실하게 가는가?

  • 스토리와 레벨 면에서는 원작과 아주 가깝게 간다.
  • 게임플레이는 인터페이스 재작업 덕분에 더 부드럽고 간편화될 것이다. 1편과 2편 인터페이스의 좋은 부분을 모아 이 장르의 팬들이 친숙하게 느낄 인터페이스를 만들었다.
  • 핵심 시스템은 그대로 존재한다.
  • 원작의 무기와 적 모두 존재하는데, 원작 컨셉 아티스트 롭 워터스가 새롭게 그린 모습으로 나타난다.
  • 게임의 여러 지역을 크고 작게 확장할 것이다. 스토리텔링에 활용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리즈 베테랑들은 분명 놀랄 것이다.
  • 난이도 설정은 시간 제한 옵션을 포함해 원작과 가능한 가깝게 가고 싶다.

아더사이드와의 협력?

  • 아더사이드 쪽에서 우리 쪽 진행 과정을 확인하며 훌륭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그외에는 모두 나이트 다이브 쪽에서 진행한다.

어그로 시스템은 바뀌나?

  • 그 부분은 지금 실험 중이다. 여러 팀원들이 원작보다 더 견고한 잠입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한다.

90만 달러는 상당히 높은 금액이군요. 그래도 폴리곤 기사로 공개된 것들을 보면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자신하는 게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보너스로 레딧 문답 중 나이트 다이브의 고전 게임 재출시 사업 관련 이야기도 몇 개 추려봤습니다.

최신 컴퓨터에서 돌아가게 만들기 가장 어려웠던 게임은?

  • 지금 가장 어려운 게임은 《더 레지던츠의 배드 데이 온 더 미드웨이》다. 권리 관계를 추적해서 심지어 더 레지던츠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안타깝게도 돌리려면 윈도 3.1이 필요하다. 윈도 3.1은 우리 전문분야 밖이다. 소스 코드를 확보하려고 프로그래머와 연락을 했는데, 불운하게도 코드가 보관되어 있던 로커를 막 치워버렸다고 하더라.
  • 다크 시드 2》 같은 게임은 최신 컴퓨터에서 돌릴 수 있지만 도스박스 패키지에 윈도 3.1을 포함해야 한다. 3.1은 오픈 소스가 아니라서 합법적으로 배급할 방도가 없다.
  • 지금은 《타이타닉: 어드벤처 아웃 오브 타임》이 고생시키고 있다.

라이선스 얻기 가장 어려웠던 게임은?

  • 튜록》이 라이선스 확보가 꽤 어려웠던 게임이다. 조항을 협상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중 하나라 오래 걸려도 하고 싶었다.
  • 또 하나가 《킬링 타임》이다. 우리가 권리를 확보했다고 생각했는데 보니까 다른 쪽에서 소유하고 있어서 우리는 빈손이 됐다. 그 계약으로 꽤 많은 돈을 잃어서 아직도 쓰리다. 언젠가 해결하고 싶다. 소스 코드도 있고 리마스터를 낼 계획도 있었다.
  • 확보하지 못한 많은 게임 중 하나가 《블레이드 러너》다. 많은 진전이 있었는데 새 영화가 발표되면서 굉장히 어려워졌다. 블레이드 러너 파트너십의 인원을 추적하는 데만 몇 개월이 걸렸고 이제 웨스트우드의 오리지널 팀 멤버 이름을 전부 알고 있다.

리마스터에 걸리는 시간, 새로 만든 것, 원 개발자들과의 협력

  • 도스박스나 스컴VM을 써서 낼 수 있는 게임들이 있다. 그런 게임은 그런 것들로 씌워서 테스트하고 가능하면 OSX와 리눅스로 포팅하는 데 1주일 정도 걸린다. 《스트라이프: 베테랑스 에디션》 같은 리마스터 과정을 거치면 6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 《튜록》은 거의 바닥부터 새로 만들었다! 내부에서 제작한 엔진을 활용해 오리지널에서 콘텐츠를 뜯어와 넣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이 방법 밖에 없었다. 다행히 원 개발자들이 이메일을 보내서 소스 코드를 첨부해줬다! 덕분에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 《녹트로폴리스》는 원 디자이너에게서 소스 코드를 받았고 어셈블리어를, 아마 C++?로 바꾸는 데 도움도 받았다. 드물게도 소스 파일도 모두 가지고 있었다.

재출시 관심 있는/진행 중인 게임들

  • 스테이 툰드!》: 개발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소스를 찾는 중이라고 한다. 매크로미디어던가 퀵타임이던가를 크게 활용하는 게임이라 최신 운영체제로의 이식이 까다로울 것 같다.
  • 디스크월드 시리즈: 좀 까다롭다. 오랫동안 작업 중이다.
  • 백야드 스포츠 시리즈: 휴멍거스가 아타리에 인수될 때 권리가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어드벤처 게임들은 토모로 갔고 백야드 스포츠 게임들은 에픽 기어라는 회사로 갔다. 다시 출시하는 데 그렇게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
  • 듄 시리즈: 브라이언 허버트와 이야기해봤는데 듄 게임들을 다시 살리는 데 관심이 없더라.
  • 개인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것들: 《캐즘: 더 리프트》, 《드라운드 갓》, 《더 다크 아이》, 《옵시디언》, 《더 스페이스 바》, 《바디 하베스트》, 《드라칸: 오더 오브 더 플레임》, 《메탈 퍼티그

재출시 작업도 꾸준히 진행 중인 것 같아 기쁘군요.

트로이카의 블랙 아일 디스?: 오해, 그리고 15년 뒤의 사과

얼마 전 크리스 아벨론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을 이야기하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했습니다. 아벨론이 좋아하는 게임 (당연히) 《웨이스트랜드》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아벨론은 자신의 경력과 업계에 관해 다른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풀어놓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제 옵시디언의 CCO가 아닌 프리랜서가 되면서 일하는 게 즐거워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옵시디언 내부에서는 참여할 수 없었던 게임들에 참여하고, 옵시디언에서는 함께 일할 수 없었던 개발자들과 일하고, ‘아벨론은 작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 다른 역할들(시스템 디자인)을 할 수 있게 되서 기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현재 발표된 것보다 더 많은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하는군요. 그중에는 AAA 규모 게임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글의 주제는 크리스 아벨론 본인이나 이 팟캐스트가 아닙니다. 아벨론의 프리랜서 라이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토막 이야기 코너~소재는 이 팟캐스트로 인해 새삼 재조명된 과거 블랙 아일과 트로이카 사이의 앙금, 그리고 트로이카가 블랙 아일을 게임들 속에서 디스했던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입니다.

무대는 이 팟캐스트에 대한 소식을 전한 RPG 코덱스 뉴스 쓰레드입니다. 언제나의 코덱스 쓰레드처럼 여러가지 추측과 음모론, 희망, 절망, 트롤이 펼쳐지는 와중, 누군가 ‘아벨론이 다시 옵시디언과 일할 수 있을 것 같냐’고 묻습니다. 거기에 다른 누군가 과거 블랙 아일 당시 퍼거스가 트로이카에 대해 화가 났던 점(지난 퍼거스 인터뷰에서도 언급됐죠)을 언급하며, 트로이카가 다시 옵시디언에 돌아온 것처럼 언젠가는 다시 뭉쳐서 VR 모바일 RPG 만들지 않겠냐며 농담조로 이야기합니다.

쓰레드 주제가 과거 블랙 아일과 트로이카의 갈등 이야기로 흘러가자 이 이미지가 튀어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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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의 2004년작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 – 블러드라인스》의 스크린샷입니다. 받침대에 “BIS SUCKS”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그동안 팬들은 BIS가 “Black Isle Studios”의 줄임말이고 이 스티커가 블랙 아일 스튜디오에 대한 디스로 들어간 거라고 해석해왔습니다. 개발 도중에 들어갔다고 하면, 트로이카 개발자들이 인터플레이에서 나온 지 5년 이상이 지났고 블랙 아일이 저물어가거나 문을 닫은 시기겠죠. 그때까지도 이런 디스를 넣을 정도면 앙금이 얼마나 깊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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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케인 맞습니다.

하지만 쓰레드에 팀 케인 본인이 나타나 이 스티커는 블랙 아일에 대한 디스가 아니라고 해명합니다.

“그 스티커는 블랙 아일 스튜디오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인디 밴드 BIS를 가리키는 겁니다. 참고로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밴드에요. 《템플 오브 엘리멘탈 이블》과 《블러드라인스》가 동시에 개발될 때 그 밴드 새 앨범 Plastique Nouveau이 나왔는데, 저희 ToEE 팀원 여럿이 일하는 중에 그 앨범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블러드라인스》 아티스트 중 한 명이 그 앨범을 정말로 증오하게 돼서 게임에 그 스티커를 집어넣었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그대로 게임이 출시된 거죠.”

절묘한 이야기군요.

그런데 뒤이어서 크리스 아벨론이 쓰레드에 나타납니다. 아벨론은 당시 블랙 아일 개발자 입장에서 트로이카 3인이 떠났던 시기에 대한 감상과 함께, 트로이카의 첫 게임 《아케이넘》에 들어갔던 블랙 아일 디스를 언급합니다.

“제 생각에 블랙 아일 스튜디오 사람들 대부분이 블랙 아일 욕일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아케이넘》에 나오는 대사 “검은 섬 말인가요? 아무도 거긴 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일 겁니다. 절망의 섬 부분이었던 것 같은데요. 정말로 블랙 아일 디스였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그렇게 해석하기 쉬웠죠. 이제 와 누가 그런 걸 신경 쓰는지 모르겠지만요. 나는 신경 안 씁니다.

그렇지만 당시 (트로이카의) 퇴사 이후에 스튜디오 내부에 꽤 불쾌한 긴장감이 있긴 있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왜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던 혼란도 섞여 있었고요. 《폴아웃 2》를 이끌던 사람들 모두가 갑자기 떠나버렸으니까요.

당시 상황(와, 《폴아웃》이 성공했잖아. 그럼 이 회사에서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도 모두 뛰어들어 이미 잘 가고 있는 배의 키를 잡아보면 어떨까!)을 생각해보면 누구 탓을 할 수는 없어요. 돌아가는 상황 자체가 지랄 맞았으니까. 하지만 저는 외부인 입장에서 보고 들은 거니까 그건 감안하시고요.

저는 《폴아웃 2》가 배를 이끌고 비전을 유지하던 세 사람이 사라진 데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봅니다. 뒤따라 배에서 뛰어내린 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결국은 다른 곳에서 더 좋은 기회를 약속하는데 스튜디오가 사람들을 붙잡지 못한 거지만요.

저는 아직도 오리지널 《폴아웃 2》 표지 아트워크가 사용되지 않은 게 슬픕니다 :/”

여기에 다시 팀 케인이 글을 남깁니다.

“그 대사를 쓴 작가에게 블랙 아일을 비꼴 의도로 쓴 거냐고 물어봤는데, 그랬다고 하는군요. 퍼거스나 블랙 아일 스튜디오에 화냈던 적이 없던 사람이라 놀랐습니다.

어쨌든, 15년이나 늦었지만 이 대사에 대해 사과합니다.”

세월이 흘러 옵시디언에서 트로이카 3인방 중 두 명이 일하게 되고, 블랙 아일과 옵시디언의 아이돌 크리스 아벨론이 나가게 된 상황이 묘하군요. 양쪽 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좇아 결정한 일이고,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앞으로 만드는 게임들이 기대되니 좋은 일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