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여 문답: 역사 RPG 만들려는 이유, 반 뷰렌 미련 없다, 플레이어 동기와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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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언 디자인 디렉터 조쉬 소여의 개인 텀블러에  올라온 최근 문답들 몇 가지를 모아봤습니다.

먼저 22일 문답에서는 소여가 지금 감독 프로젝트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다음으로 감독할 생각인 역사 RPG를 만들려는 계기를 이야기했습니다.

nmbilling-blog 질문: 역사적 정확성과 플레이어들이 친숙함을 느끼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설정을 어떻게 균형 잡을까요? 그 설정이 중세-르네상스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 시대 기술들을 빌려온 판타지 RPG들과 비교가 될텐데요. 개구리 투구나 “느린” 양손 검 같은 거?

“플레이어들이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멋진 소재들을 비추는 것이 제가 역사 게임을 만드는 주된 이유입니다. 제 역사 연구는 (전공 때든 여가 시간 연구든) 중세 말 근대 초 중앙 및 서유럽(그리고 어느 정도는 19세기 미국도)을 중점으로 다뤄요. 서양 RPG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런 배경이 충분히 익숙해서 역사적 정확성을 추구한다고 해도 낯설지는 않을 겁니다.

《킹덤 컴: 딜리버런스》를 보고 “마법은 어딨어?”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15세기 보헤미아가 그 많고 많은 판타지 RPG들과 엄청나게 다르지는 않죠.

넘실거리는 초원, 성,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리리파이프를 쓴사람들, 대장장이, 연금술, 모두 판타지 RPG에서 일반적인 것들인데 여기선 역사적 정확성을 중점에 두고 구현됐습니다.

저는 정확하게 묘사된 복식, 사회 구조, 갑옷에 정말로 의미가 있는 근접 전투 같은 것도 즐기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쏟는 부분은 당대의 종교, 마법, 민간 신앙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크랜드》와 아르스 마기카 같은 게임들처럼 역사적 측면을 존중하고 환상적 요소들은 그 시대의 믿음에서 가져온 역사 판타지 설정을 더 선호합니다.

《다크랜드》에는 주문을 쓰는 클레릭 대신에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종교인이 있습니다. 마법사 대신에 전투에 쓸 물약을 섞는 연금술사가 있습니다. +1, +2, +3 무기 대신에 실제 역사에서 무기로 유명한 도시들에서 고급 무기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사탄 숭배자, 도적 기사, 독일 난쟁이와 요정, 역사와 신화에서 끌어온 온갖 것들이 적으로 나옵니다.

아르스 마기카에는 기존 역사에 헤르메스 결사라는 픽션 층위가 있는데, 결사 자체도 헤르메스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 학설의 개념들을 기반으로 두고 있습니다. 대립하는 결사들도 실제 어떤 형태로 존재했거나 (최소한) 당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했던 집단(궁정 마법사, 마녀, 베난단티, 온갖 요정, 13세기 유럽의 종교 및 세속 세력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아르스 마기카 5판에선 ‘더 크레이들 앤 더 크레센트'(중동), ‘비트윈 샌드 앤 씨'(북아프리카), ‘랜드 오브 더 나일'(이집트, 에티오피아, 누비아) 같은 서플먼트로 훌륭하게 기존 신화 유럽에서 벗어난 지역들을 살피기도 했죠.

제게는 이 모든 게 흥미진진합니다. 재미있고 아름다운 게임으로 이런 소재들을 표현한다면 낯설기는커녕 많은 플레이어들이 역사와 신화를 더 배우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뉴 베가스》 플레이 중계에서 나온 이야긴데 이 프로젝트는 턴제로 만들 생각인 것 같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당장 이 게임을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지만…

26일 문답에서는 《뉴 베가스》의 퀘스트가 플레이어의 동기를 대하는 방식을 이야기했습니다.

폴아웃 1~3(그리고 어느 정도는 반 뷰렌도)에서 메인 퀘스트는 언제나 플레이어가 선인이고 옳은 일을 하죠(최대한 악하게 가봐야 이기적으로 선행을 하는 정도고). 1, 2편에서는 자기 공동체를 구하려다가 황무지를 구하게 되고, 3편에서는 아버지를 찾으려다가 황무지를 구하고 물을 주게 되잖아요. 그런데 《뉴 베가스》에선 메인 퀘스트 전반에 걸친 플레이어의 행동과 그 동기 모두 플레이어에게 달렸고 메인 퀘스트는 상당히 자유로운 형태죠. 왜 그런가요?

“저는 30년 가까이 TRPG 마스터링을 해왔습니다. TRPG에선 많은 플레이어들이 자기 캐릭터의 성격을 직접 정하고 행동의 동기를 직접 찾고 싶어해요. 플레이어의 동기를 GM이 가정하기 시작하면 거의 확실하게 일부 플레이어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됩니다.

“당신은 X를 신경 쓴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동기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데 있어 CRPG 디자이너들은 TRPG GM보다 불리합니다. TRPG 캠페인은 수주, 수개월, 수년에 걸쳐 진행되고 어떤 게임들(예: 버닝 휠)에는 믿음과 동기를 다루는 시스템이 존재하기도 해요.

우리가 지원하고 싶은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만족할 수 있게 가능한 넓은 범위의 동기를 다루려고 노력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이타적 성자부터 이기적 개자식까지요.”

개발 취소된 반 뷰렌(취소된 폴아웃 3)에서 (그리고 여러 요소를 계승한 《뉴 베가스》에서도) 다 하지 못한 것들이 아쉽지 않느냐, 기회가 있다면 반 뷰렌을 다시 만들고 싶느냐는 질문에는…

“반 뷰렌이나 제퍼슨(취소된 발더스 게이트 3)을 다시 만드는 데 전혀 관심 없습니다. 그 프로젝트들에서 개별적인 아이디어들에 애착은 있지만(그중 많은 부분이 《뉴 베가스》와 《필라스》에서 구현됐고) 프로젝트 자체에는 미련이 없어요.”

딱 잘라 말하는군요.

소여의 텀블러에는 그 외에도 여러 문답이 올라왔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살펴보세요. 꾸준히 올라오는 다른 《뉴 베가스》 문답들로는 《어니스트 하츠》의 미국 원주민 묘사 비판론에 대해 제작 사정의 한계를 설명하는 답변, DLC 무기 중 하나인 레드 글레어의 디자인 계기와 과정이 있습니다. 질문자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2’ 관련 정보를 캐보려다가 실패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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