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년 조쉬 마기카: 소여가 ‘아르스 마기카’ CRPG를 만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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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스 마기카 5판 표지

토막 카테고리의 단골 손님 조쉬 소여 타임이 돌아왔어요. 최근 소여의 개인 텀블러에 재밌는 문답이 하나 올라왔길래 옮겨봅니다.

질문자는 평소 소여가 여러 차례 애정을 드러냈던 TRPG ‘아르스 마기카’를 CRPG로 만들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만들 거냐고 물어봤습니다. 거기에 소여는 여러 번 애정을 표현한 또 다른 게임, CRPG 《다크랜드》까지 끌어들이며 자기가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은 RPG를 이야기합니다.

디렉터를 맡은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에 관해선 꽤 게임주의자*스러운 이야길 하지만, 이 답변에선 시뮬레이션주의를 극단으로 가져가 보고 싶다고 말하는 점이 재밌네요.

nonadventurer: 당신이 아르스 마기카 CRPG를 만든다면 어떻게 접근할 건가요. 생각해본 적 있나요? 표현이나 일반적인 스타일에서는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와 비슷하게 만들 건가요?

아뇨, 무척, 무척 다른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 겁니다. 제가 만들고 싶은 아르스 마기카와 《다크랜드》 스타일 게임(전자는 TTRPG고 후자는 CRPG지만 많은 요소를 공유합니다)은 탐험과 여행의 방식이 훨씬 더 추상적일 겁니다. 《다크랜드》의 배경인 “대독일”(사실상 신성 로마 제국) 전역은 정말로 거대한 지역이죠. 그걸 가능하게 하기 위해 탐험은 오버랜드 맵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뉘른베르크처럼 거대한 도시는 아름다운 수채화 스타일의 삽화와 텍스트로 묘사되었습니다. 단치히부터 바젤까지,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도시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지고 (《이터니티》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과 적은 수의 공동체에 집중하는 대부분 CRPG와는 크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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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랜드》

제가 또 아르스 마기카와 《다크랜드》에서 정말 좋아하는 요소는 “화면을 떠나 있는” 시간 요소들입니다. 《다크랜드》는 ‘트래블러'(TRPG) 스타일의 생애 시스템이 있어서 게임 속에서 계절이 바뀌고 캐릭터는 (죽을 때까지) 나이를 먹습니다. 아르스 마기카는 휴식기를 활용해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캐릭터가 변화하죠. 예를 들어 제가 최근 플레이한 아르스 마기카 게임에서 저는 수십 년 전 늙어 죽은 동반자 캐릭터를 플레이했습니다. 그 스물 두 살 딸이 제 새로운 동반자가 될 준비가 거의 됐고요. 반면 제 마법사들은 모두 50대 중반인데 아직 30대 초반처럼 보입니다. 이런 휴식기의 활용과 상대적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요소가 정말 멋지죠.

마지막으로 상당히 “게임스럽게” 갖추어진 마법 시스템을 빼면 아르스 마기카와 《다크랜드》 모두 핵심 시스템이 시뮬레이션주의입니다. 둘 다 클래스 없는 시스템에 성향이나 레벨도 없고 스킬(아르스 마기카의 경우 기예) 성장에 초점을 맞춥니다. 마법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시뮬레이션주의 게임을 극한으로 가져간다면 정말 멋질 거라고 생각해요.

왜 이 사람에게 《다크랜드》 같은 게임, 시뮬레이션에 치중한 게임을 만들도록 하지 않고 《이터니티》 디렉터를 맡겼습니까.

아르스 마기카와 《다크랜드》 모두 역사 속 유럽을 바탕으로 당대 사람들의 허구적 믿음이 실존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기도 한 소여는 그동안 역사 혹은 역사 판타지 RPG를 만들고 싶다고 여러 번 말하기도 했죠.

참고로 2012년 한 미국 개발사에서 아르스 마기카 CRPG를 만들기 위한 킥스타터를 했지만 실패했었습니다😦

* RPG 디자이너/이론가 론 에드워즈는 RPG 플레이어의 성향을 도전과 극복을 중시하는 게임주의, 캐릭터와 테마를 중시하는 내러티브주의, 어떤 원전이나 현실을 가능한 그럴듯하게 재현하려는 시뮬레이션주의로 나눈 GNS론을 정리했습니다. 이 GNS론은 플레이어의 플레이 성향 뿐 아니라 게임 디자이너의 디자인 성향, 게임 자체의 성향을 묘사하며 쓰이기도 합니다.

“마법소년 조쉬 마기카: 소여가 ‘아르스 마기카’ CRPG를 만든다면”에 대한 1개의 생각

  1. 역사 판타지 좋네요. 옵시디언의 다음 킥스타터는 그걸로 가도 괜찮을듯🙂 역사, 장대한 시간적 흐름을 구현하는 데는 확실히 시뮬레이션 방식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아르스 마기카의, 마법사가 한 길만 파는 평생에 걸친 오래되고 고된 연구 끝에 어떤 진리를 발견하려 한다는 개념은 인문학적으로 로망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블랙치킨 스튜디오의 아르스 마기카 킥스타터가 실패한 건 다시 봐도 안타까워요.정말 응원하는 제작사인데, 얼마 전에는 Tin Man과 제휴해서 개발중이었던 Holdfast 게임북이 엎어지기도 하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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